강좌·일반1

ED, SD, LD, UD, APO, 형석 렌즈가 뭘까?

팔벼게 2005. 5. 2. 14:00
망원쪽의 렌즈를 살펴 보다 보면 ED, SD, UD, APO, 형석과 같은 약어 명칭을 듣게 됩니다. 다른 기술은 관두고서라도 일단 ED, SD, Apochromat, Superachromat, Flourite(형석) 만 설명해도 아마 소책자 한권은 될겁니다. 그러나 사실 이거 다 재료와 기술적인 관점에서의 명칭에 불과하며 ... 각각의 차이도  한눈에 띄일 만큼은아닙니다. 그러나 좋은게 좋다고 기술자들이 열심히 머리 싸메며 만들어 놓은 것들이니 그들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같은 공돌이 출신인 제가 간단하게한번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ED, SD, Apochromat, Superachromat, Flourite 모두 망원렌즈에서 색수차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기술들입니다. 어떻게 하면 색수차를 더 없애버릴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들이지요. 업체에서는 최신 기술이라고들 떠들어 대지만 사실 기술자체는 대개 20년~50년전에 군사용으로 다 나왔던 것들이고, 다만 경제성을 고려한 상업용 제품들은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것입니다.
먼저 ED, SD, Apochromat, Superachromat, Flourite 들의 명칭은 서로 다른것이 아니라 연관성이 있는 것이므로 분류를 다시해야 합니다.


1. Achromat 렌즈

빛에 있어서 적색과 청색 파장의 색수차를 보정한 렌즈입니다. 이건 지금에 와서 특별한 기술은 아니고 현재 우리가 쓰는 렌즈들은 거의 다 이 아크로매트 렌즈입니다. 1730년대에 처음 발명되었다고 하니 ... ^^


2. APOchromat 렌즈

적색, 청색, 황색의 3색에 대해서 색수차를 보정한 렌즈입니다. 아크로메트에 비해서 폭넓은 파장에서 색수차를 방지하므로 보다 사진이 선명하게 잘 나오겠죠. 바로 이 영역에 문제의 ED, SD, LD, UD, Flourite 가 속합니다. 즉 아포크로매트 렌즈를 만들기 위한 재료의 선택에 따라 SD, LD, UD, Flourite 니 하는 명칭이 붙는겁니다. 이들 재료들은 자연산(?)이 아니라 현재 모두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ED는 워낙 유명하니 대충 아시리라 믿습니다. 나머지 SD, LD, UD 도 사용 목적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색수차를 없애라! 지요. 이들 재료를 통칭 이상분산 유리라고하며, 재료의 사용에 따라 ED 렌즈는 ED 유리를, SD 렌즈는 SD 유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붙이는명칭입니다. 즉 재료야 어쨌든 간에 색수차 제거용이라는 목적은 같습니다. 그래서 APO, ED, SD, LD, UD 도 사실 다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이들 재료의 특성차가 존재하므로 기술적으로는 광학적 성능 차이가 있습니다. 니콘에서 썼다고 선전해서 유명해진 ED 는 이상분산 유리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렌즈입니다. LD 는 ED 와 이름만 틀린겁니다. UD 는 ED 보다 특성이 좀더 좋은 유리입니다. SD 도 ED 보다 조금 더 좋죠. UD 와 SD 유리 중에서 어느것이 더 특성이 좋은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건 그 차이는 미미합니다.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학술 용어일 뿐이죠. (여기서 분산율, 굴절율, 아베수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복잡하게 나가는데 사진인에게는 쓸데없는 얘기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또한 제조업체에서 지들 맘대로 이름을 가져다 붙여서 엄밀하게 구분도 되지 않습니다. 이론상으로는 토키나의 SD 렌즈가 니콘의 ED 렌즈보다 더 좋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거든요. 토키나가 진짜 SD 유리를 가져다 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재질외에도 설계방식, 디자인, 제조 등의 수많은 변수가 있으므로 실제 완성품은 어느것이 더 좋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Flourite (형석) 은 위의 재료들과는 급이 좀 다릅니다. 아포크로메트 렌즈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재료이지요 (적어도 현재까지는 ...) 물론 천연 Flourite 를 쓰지는 않고 이것 역시 인공 Flourite 를 씁니다. 보통 Flourite 1매는 UD 유리 2매를 쓴 효과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물론 아주 비싼 재료지요. 주로 초망원렌즈에나 1매 정도 집어 넣습니다. 최초의 Flourite 렌즈는 생각보다 오래되어서 1890년대에 이미 나왔었다고 합니다. (캐논은 자기네들이 최초다 라고 우기지요 ^^)


3. Super Achromat 렌즈

이 렌즈 아시는 분은 드문데 ... 3색 수차 보정을 넘어 4색 수차를 보정한 렌즈입니다. 현재 상품화된 렌즈로는 가장 색수차를 완벽하게 잡아주는 렌즈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재료는 역시 Flourite 를 주로 쓰게 됩니다. 1972년 Carl-Zeiss社에서 내놓은 핫셀용 250mm F5.6 렌즈가 최초라고 합니다. 엄청난 고가로 팔린 갯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라는 후문이 있었답니다. 작년에 핫셀에서는 자이스社에 이 수퍼아크로매트 렌즈의 재생산 요청하여 더욱 새로워진 250mm F5.6, 350mm F5.6 렌즈 2종류, 그리고 전용 1.4배 APO 텔레컨버터를 내놓았습니다. 이들 렌즈는 적외선 필름을 사용할때도 핀트 보정이 필요없다고 할 만큼 완벽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고 선전을 하더군요. (이거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

그리고 여담이지만 Hyper Achromat 렌즈도 있습니다. 5색 수차 보정 렌즈입니다 ^^; 기술적으로 가능하긴 하지만 상업용으로는 도저히 경제성이 없어 시판된 렌즈는 아직 없습니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장비나 군사용으로는 SR-71 같은 정찰기에 장착되었다고는 하는데 ... 뭐 확인할 길은 없죠~

참고로 각 제조업체들 마다 지들 맘대로 가져다 쓰는 명칭을 대충 보면,

니콘, 팬탁스 - ED, 형석
캐논 - UD, 형석
미놀타, 라이카, 콘탁스, 시그마 - APO, 형석
탐론 - LD
토키나 - SD

입니다. 가만 보면 일본 토박이 애들과 달리 유럽 출신 애들은 APO 라는 명칭을 애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놀타랑 시그마도 유럽 애들에게 많이 배웠기에 APO 라는 명칭을 가져다 붙였네요. 결론적으로 어디까지나 이런 명칭들은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며, 제조업체 취향에 따라 왜곡된 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어느것이 더 좋다 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아포크로메트 렌즈 중에서는 형석으로 만든게 제일 좋다 라는 정도입니다. 사실 이런거 넘 신경쓰다보면 돈은 돈대로 깨지고 신경과민 걸리기에 딱 좋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