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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소재를 크게 나눠 보면,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사진과 그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풍경사진이 있다. 둘 다 좋은 소재인데 일반인들은 이 둘을 한꺼번에 찍는다. 사진은 설악산인데 자세히 보면 그 앞에 카메라를 응시하며 근엄하게 포즈를 취한 사람이 있다.
덤으로 자신과 관계없는 다른 이들도 반드시 찍혀있다. 이렇게 풍경도 아닌것이 인물사진도 아닌 것 같은 애매한 사진을 찍는 이유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예전에는 보통 필름 한통에 겨우 24컷의 사진밖에 찍을 수 없었으며, 그나마 관광지에서 파는 필름값은 싸지도 않았다. 풍경따로 사람따로 찍을 여유(비용적, 시간적)가 없었던 것은 그 때문이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천하무적 디카이다. 충전만 하면 더 이상 소요되는 비용없이 무한정으로 찍을 수 있다. 인화야 모니터보고 맘에 드는 것만 하면 되니까 나중에 생각하자.
자 그럼 인물 사진을 찍어보자. 얼굴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훌륭한 사진소재이지만 낯선 이의 카메라는 언제나 사람들을 긴장시켜 사진을 딱딱하게 만든다. 가장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은 대상과 가장 친밀한 사람, 먼저 흉허물 없는 주위사람들의 표정을 기록해보자. 정면에서 찍으면 의식을 안할 수 없으니 옆모습이나 어떤 일에 몰두할 때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예인 같이 사진을 많이 찍혀본 사람도 카메라 앞에선 긴장을 한다. 다만 그들이 거울보며 연습한 포즈가 사진에 멋지게 찍힐 뿐, 진솔한 모습을 담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주위의 친한 사람들, 연인이나 아이들 같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사진소재이니 적극 활용하자. 기본적으로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디카의 줌렌즈는 망원쪽으로 놓는 게 좋다. 광각에 의한 왜곡이 없는 인물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조리개 개방으로 인한 아웃포커스(인물에만 초점이 맞고 뒷배경은 흐려지는 현상)까지 있으면 사진의 완성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똑딱이 디카들의 아웃포커스 능력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배경이 근사하다면 별문제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경을 없애고 사진을 얼굴로 꽉 채워보자.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는 것도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